UX 가스라이팅

처음엔 좀 어렵고 이상했는데, 이제 그나마 익숙해졌어… 그냥 쓰는거지뭐~

유저 A와 대화 중

사용자 경험은 행동의 연속성에 의해 결정되는 데 흔히 ‘습관’이라고 불린다. 좋은 방향으로 습관이 생기면 좋겠지만, 잘못된 방식에 익숙해진 사용자의 습관은 항상 문제가 된다. 안 좋은 경우는 ‘습관’보다 ‘버릇’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 디자이너의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생긴 버릇은 결코 쉽게 바뀌지 않는다. 회사 내에서 종종 우스갯소리로 “그런 게 UX 가스라이팅이죠~”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문제라고 판단 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할 때 새로운 방식을 배워야 하는 사용자나 개선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미지근한 반응도 있는 것 같다.

매우 복잡한 이어달리기

신규 기능이나 초기 서비스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마치 이어달리기하듯이 대부분 앞사람(디자이너, 결정권자)의 결과물을 전달받아 바로 다음 주자로 달려야 하는 것인데.. 그냥 달리기와 다르게 디자이너 혼자 열심히 달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팀 단위 혹은 타부서와 협업하는 복잡한 이어달리기다.

이어달리기

그렇기 때문에 빠르게 해당 산업군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쌓고 기존에 있는 프로덕트의 레거시와 그에 따른 기술적 제약이 어떤 것인지 파악하는 것이 협업을 하기 위한 사전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하는 두 가지를 깨달았다.

  • 히스토리를 파악하기 전까지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 것
  • 사용성 개선 시 회사 내 리소스를 충분히 파악할 것

왜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을까? 나만 이상해?!

각자의 경험과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프로덕트 내에 특정 기능을 바라볼 때도 차이가 존재한다. 무턱대고 고쳐야 한다고 외치기 전에 충분히 히스토리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던 점이 있었는지, 누구의 결정으로 된 사안인지, 누구를 설득해야 하는지, 다들 문제라고 인식을 하고 공감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에 개선 작업 시에 설득하고 협업하는 데 더 수월함을 느꼈다.

기존의 사용성을 개선하려면 신규로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것과 건물을 재건축하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것처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진짜 재건축처럼 공사 기간 동안 세입자를 내보내고 공사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웹·앱 기반의 플랫폼이나 설루션 업체의 일반적인 수익모델을 감안하면 유저가 사용하고 있는 도중에 개선되고 업데이트를 할 수 밖에 없다.
VOC, UT, 내·외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개선 항목이 정해지면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이때 디자이너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유관부서의 리소스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디자인 작업하는 게 중요하다. 잘 만들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현실 가능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개발 가능 범위와 일정을 고려하고 그 안에서 우선순위에 대한 Task를 쪼개어 관리하며 협업을 하는 것이 애지 일하게 개선할 수 있는 지름길인 것 같다.
또한, 배포되기 전에 변경되는 부분에 대해 CX를 하는 부서와 논의를 하며 변경된 사안에 대해 고객 응대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같이 논의하는 것도 중요했다.

책임과 자질

UX 가스라이팅.. 주변에 그런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면 생각보다 많다. 사용자 경험을 그렇게 설계한 사람은 그에 따른 책임이 있다. 그러한 책임감으로 인해 좋은 사용자 경험을 주기 위한 욕심과 열정으로 남이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것에도 몰두하고 시간을 쏟는 것 같다. 필요하면 타부서와의 논쟁도 마다하지 않고 설득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혼자 일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작업물을 누군가 이어받을 수도 있고, 나도 누군가의 작업물을 이어 받을 수 있는 것을 꼭 기억하고 내가 작업한 것이 사용자에게 가스라이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지

#U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