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네이버 커넥트재단인데, 매년 진행하는 SEF(Software Edu Fest)라는 행사를 올해도 진행하는데, 소프트웨어 비전공자 Track에 연사로 참여해줄 수 있나요?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잉 나를..? 왜 왜지..?” 내가 개발 공부를 꾸준히 한 것은 맞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자랑할만한 것을 만든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고 연락해주셨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나에게는 이런 경험이 없어서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일단 하겠다고는 했지만 과연 여기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더 많이 됐다. SEF 2018~19 관련 영상들을 쭉 보는데 대단하신 분들만 나와서 내가 얘기할게 뭐가있을까 생각하다가 비전공자로서 코딩을 즐기는 방법을 말하고 싶었다. 코로나 덕분?에 온라인으로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조금더 가볍게 주제를 잡았다.

“그냥 꾸밈없는 내 경험, 내 생각을 이야기를 하자.”

평범한 디자이너가 어쩌다 개발 공부를 시작하게 됐고, 어떻게 독학으로 공부했는지 공유하며 나 같은 사람도 코딩을 즐길 수 있으니 누구나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다.

행사 이틀 전까지 대본이 수정되긴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충분히 연습하고 촬영장으로 갔다. 라이브 2시간 전에 도착해서 연사 대기실에 앉았는데 평소에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조코딩’님이 눈앞에 앉아계셨다. 너무 신기해서 소심하게 조코딩님 아니신지 물었더니 너무나 착하게 인사해주셨다. 이후에 강종구 기자님과도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하며 긴장이 조금 풀린 줄 알았는데 시간이 다가올수록 머리가 하얘 지기 시작했다.

눈을 어디에 둬야 하나…

그렇게 녹음실로 들어갔는데 수많은 화면과 카메라로 어딜 봐야 할지 난감했다. 근데 문제는 지금부터… PPT에 이상 없는지 메일로 체크 요청했고, 당일 구두로 체크 요청했는데 시작하기 2분 전에 문제가 있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됐다. 난 그저 전달받은 템플릿에 정보만 넣었을 뿐인데 폰트도 깨져있고 레이아웃까지 망가져 있었다..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나 싶었지만 이미 이렇게 된 거 편하게 하자 싶었다.

아니, 오히려 재밌는 실시간 채팅들 덕분에 아이스브레이킹이 된 것 같아서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디자이너의 굴림폰트 … ><“

“ㅋㅋㅋㅋ보노보노가 없는게어디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

“ㅎㅎㅎㅎ디자이너가 하셨다니 의도하신 것 같아요”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감성을 적절히 섞은 피피티네요”

실시간 채팅 내용

그래도 내가 준비한 이야기는 후회 없이 다 했고, 나름 즐겼던 것 같다. 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코딩을 공부하게 된 계기, 비전공자가 어떻게 독학을 했는지를 나눴다. 사실 더 깊이 있게 실무에서 어떤 부분이 도움됐고, 어떤 순서로 언어를 어디까지 공부했는지, 내가 공부한 코딩을 통해 어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공유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그런 내용은 다루지 못하고 아쉽게 마무리를 했다.

준비하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고, 다른 분들의 인사이트가 담긴 영상을 들으며 자극을 받아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앱을 만들고 싶어서 React Native를 공부 중이었는데 다시 파이썬을 시작했다. 언젠간 “나 이거 만든 사람이에요~!”를 자랑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좋은 분들과 함께한 즐거운 경험 SEF 2020 후기 끝.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했으니 인증샷은 남겨야지

https://sef.connect.or.kr/

#SEF2020#소통#소프트웨어#코딩하는디자이너

신연석

UI DesignerSeoul, South Korea

가치 중심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입니다. 웹·앱 UI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모션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